저속과 과속의 부조화, 페미니즘
정치/사회

저속과 과속의 부조화, 페미니즘

20세기 박물관 시리즈 3

출간일 2007년 01월 18일
ISBN 9788960510043
페이지 265쪽
판형 188*254
제본 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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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페미니즘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페미니즘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남성과 여성의 동등함을 주장하는 그 자체의 정당성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논리적으로도, 도덕적으로도, 남성과 여성이 동등하지 않다면 민주라는 단어 자체가 무의미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남성들에게는 역사적 부채감까지 있다. 1789년의 프랑스 혁명은 공식적으로 ‘왕이 아닌 인민에게 주권’이 있음을 선언하고, ‘보편적 권리로서의 인간의 권리’를 제시했다. 하지만 이것은 이상일 뿐이었고, 1791년 제정된 헌법에서는 법을 제정할 수 있는 ‘능동적’ 시민과 이들의 보호를 받는 ‘수동적’ 시민을 구분했다. 타인에게 자신의 노동력에 대한 처분을 맡기는 사람들(노동자)이나 타인의 도움 없이는 살 수 없는 사람들(여성)을 공적 영역에서 배제한 것이다. 결국 당시 시민적 주체를 구성하는 기준은 ‘재산’ 그리고 ‘남성적 동일성’이었다. 이것은 여성의 역할이 가족 내로 한정된다는 전제에 입각해서였다. 그러자 시민적 영역에서 배제된 사람들, 즉 노동자와 여성들이 여기에 반발하고 나섰다.
 

그 결과 노동자들은 상당한 권리를 얻어 낼 수 있었다. 19세기 내내 전개된 투쟁의 결과 노동자들은 적어도 20세기 초반까지는 한 인간으로서, 한 시민으로서의 존엄성을 주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여성의 경우에는 사정이 달랐다. 한마디로 19세기는 노동자의 시대였지, 여성의 시대는 아니었다. 한 인간으로서의 여성, 한 시민으로서의 여성은 관념만 형성되고 있을 뿐 실천적으로 얻어 낸 것은 거의 없었다. 그런 여성들이 20세기 들어 본격적으로 자기 목소리를 소리 높여 외치기 시작했다.


‘여성사는 가능한가?’에서 ‘여성 없는 역사는 가능한가?’로

여성들의 외침은 어떤 결과를 낳았는가? 여성사라는 학문 분야를 예로 들어 설명해 보자. 1983년 생 막심에서 열린 학회 제목은 ‘여성사는 가능한가?’였다. 그러나 1991-1992년 조르주 뒤비와 미셸 페로가 낸 책의 제목은 『고대부터 20세기까지 서구 여성의 역사』였다. 그리고 마침내 1997년 루앙에서 열린 학술대회 제목은 ‘여성 없는 역사는 가능한가?’가 되었다.

반면 이런 여성들의 외침에 비우호적인 태도도 만만치 않다. 일상생활이 된 남성 우위론에 일반화된 여성 혐오, 페미니스트를 욕구 불만에다 괴팍하고 잘난 체하는 여류 학자 혹은 거세 콤플렉스를 일으키는 여장부로 인식시키는 데 성공한 반(反)페미니즘, 남녀 사이의 정치적ㆍ경제적ㆍ사회적 평등 반대론 등등…. 한마디로 20세기의 반페미니스트 목록은 너무 길어서 모두 기재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이다.

이런 대립은 오늘날 이 시점에서 페미니즘이 어떤 위치에 와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그리고 바로 이 때문에 ‘우리는 페미니즘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나오게 된다.

이 책은 바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고 있다. 딸로, 아내로, 어머니로 존재하던 보이지 않는 인간 여성이 어떻게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게 되었는지를 사건과 인물을 통해 제시함으로써, 여성들이 한 인간으로서 남성과 동등한 권리를 주장하는 것 자체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그것이 결국 남성 위주의 가부장적 문화가 우리의 의식 전반을 지배하고 있는 데서 비롯되고 있음을 생생하게 밝히는 것이다.
사건들 09

20세기의 시작 : 가정주부의 탄생 10 / 1900-1914 : 진보를 향한 발걸음 13 / 1914-1918 : 국가를 위하여 22 / 1918 : 질서의 회복 29 / 1918-1926 : 혁명의 큰 꿈 34 / 1920-1929 : 상황의 일시적 호전 40 / 1930-1939 : 남성들의 일자리 45 / 1931-1939 : 스페인 여성들의 힘겨운 싸움 54 / 1939-1944 : 전쟁에 동원된 여성들과 학살된 여성들 58 / 1944-1947 : 가정에 대한 의무에 저항한 투표권 68 / 1950-1955 : 가정주부의 행복 73 / 1955-1960 : 성적 대상으로서의 여성과 해방된 여성 78 / 1960년대 : 점진적인 노동 시장의 쟁취 82 / 1960-1967 : 피임, 자기 몸의 주인 되기 87 / 1968-1970 : 해방 운동 93 / 1971-1975 : 낙태 투쟁 103 / 1975-1980 : 가족의 변화 110 / 1980-1990 : 가속화된 여성 해방 118 / 1989-1990 : 차도르 사건 123 / 1990-2000년대 :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다! 128

인물과 신화 141

위베르틴 오클레르 : 참정권 운동의 선구자 142 / 에멀라인 팽크허스트 : 극렬 여성 참정권론자 144 / 마르그리트 뒤랑 : 『라 프롱드』지로 여성의 삶을 대변하다 146 / 에마 골드만 : 자유를 추구한 방랑자 149 / 셀마 라겔뢰프 : 사랑을 구원자로 예찬한 여성 151 / 마들렌 펠티에 : 여성이기 전에 인간이기를 원한 급진주의자 153 / 마리아 몬테소리 : 성숙한 어른을 만들기 위해 아이들을 해방시키다 155 / 알렉산드라 콜론타이 : 성 혁명 158 / 가르손느 : 수많은 모방자를 낳은 소설 주인공 161 / 가브리엘 샤넬 : 유행은 사라져도 스타일은 남는다 164 / 버지니아 울프 : 지적 자유는 물질적인 것에 종속된다 166 / 카렌 호니 : 프로이트에 대한 반박 169 / 루이즈 바이스 : 페미니즘을 시사 문제와 접목하다 171 / 페데리카 몬트세니 : 길들일 수 없는 여인 173 / 베르티 알브레히트 : 타인들을 돕다 175 / 엘리너 루스벨트 : 인권 178 / 시몬 드 보부아르 : 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180 / 엘렌 고든 라자레프 : 여성으로 태어난 즐거움 184 / 마리 앙드레 베유 알레 : 출산을 선택하다 186 / 브리지트 바르도 : 순수한 육체적 쾌락 188 / 베티 프리던 : ‘여성의 신비’ 고발 190 / 메리 퀸트 : 미니스커트, 여성 옷의 혁명 192 / 지젤 알리미 : 모든 투쟁에 앞장 선 페미니스트 194 / 케이트 밀레트 : 남성 제국주의에 반대 196 / 뤼스 이리가레 : 여성성을 말하게 하다 198 / 안젤라 데이비스 : 인종 차별과 성 차별주의에 저항하다 / 201 / 타슬리마 나스린 : 근본주의에 반대 204 / 20세기의 반페미니스트들 … 206

종합 평가와 논쟁 211

평등인가, 차이인가? 212 / 동수 : 쟁취인가, 권리인가? 223 / 매매춘 : 노예 상태인가, 노동인가? 232 / 어머니는 모든 희생을 치러야 하는가? 238 / 여성사를 어떻게 기술할 것인가? 247

사빈 보지오-발리시

사빈 보지오-발리시는 기자이며 번역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미쉘 장카리니-푸르넬은 프랑스 리옹의 종합교원양성기관(IUFM)의 현대역사학과 조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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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쉘 장카리니-푸르넬

미쉘 장카리니-푸르넬은 프랑스 리옹의 종합교원양성기관(IUFM)의 현대역사학과 조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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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명

서강대학교 불문학과를 나와 프랑스 사브와 대학에서 불문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옮긴 책으로는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새로운 영혼의 병』 쥘 리포베츠키와 엘리어트 루의 『사치의 문화』 ‘20세기 박물관 2’  『인류의 영원한 굴레, 전쟁』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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