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소통을 돕는 ‘푸르메 책꽂이’ 시리즈의 네 번째 책.
양극성장애(조울증)와 아스퍼거증후군(자폐증) 딸을 키우는 두 엄마가 완벽함에 집착하는 이 세상에서 ‘불완전한’ 아이의 부모로 사는 기쁨과 즐거움을 이야기한다.
저자들은 자녀의 장애 판정으로 인한 슬픔을 넘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장애에 대한 편견과 무지를 깨는 ‘불완전 운동’을 펴 나간다. 그와 함께 아이의 장애를 통해 우리 모두가 얼마나 불완전한지, 일상의 작은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는 과정이 약간의 눈물과 넘치는 웃음 속에 펼쳐진다. 세상에 유쾌 상쾌한 어퍼컷을 날리는 두 엄마의 분투가, 완벽하기 위해 애면글면하는 ‘불완전한’ 우리 모두에게 “조금 달라도,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고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장애의 초기 징후, 학교 및 교사와 관계 맺기, 아이와 부모의 스트레스 해소법 등 장애아를 키우면서 부딪히는 여러 문제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은 물론 장애아와 그 가족을 만날 때 주의할 점, 친구나 친척이 도울 수 있는 방법 등 비장애인에게도 유용한 정보가 담겨 있다.
장애아를 키운다는 건? 이탈리아 대신 네덜란드로 휴가를 가는 것
부모에게 자식은 최고의 기쁨이자 완벽함 그 자체다. 하지만 만약 내 아이에게 장애가 있다면? 완벽함에 집착하는 이 세상에서 ‘불완전한’ 존재로 낙인찍혀 살아가야 한다면? 그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부모의 고통과 괴로움이 얼마나 깊을까?
『조금 달라도 괜찮아』는 아스퍼거증후군(자폐증)과 양극성장애(조울증)를 가진 딸을 키우는 지나와 패티 자매의 이야기다.
많은 사람들이 장애를 고통이나 절망과 같은 말로 여기는 것과 달리 이들은 오히려 장애로 인해 알게 되는 즐거움과 기쁨을 이야기한다. “완벽함에 집착하는 이 세상에서 ‘불완전한’ 아이를 키우는 일에도 재미있고 감동적인 부분은 있다.”는 것. 어떻게 장애에서 기쁨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일까?
자폐 아들이 있는 <세서미 스트리트>의 작가 에밀리 펄 킹슬리의 글을 빌어 설명하자면, 장애아를 키우는 것은 네덜란드로 휴가를 가는 것과 같다.
애초 여행을 떠날 때는 다들 그러듯 당신도 ‘완벽한’ 이탈리아로 떠나려고 했다. 그런데 막상 도착한 곳은 네덜란드. 말도 통하지 않고 콜로세움이나 다비드상 같은 멋진 볼거리도 없다. 분명히 이탈리아로 가려고 했는데 왜 우리가 네덜란드에 온 거지? 당신은 당황해 어쩔 줄 모르게 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을 똑바로 보자. 그곳에 전염병이나 기근이 도는 것은 아니잖은가. 네덜란드는 덜 화려하고 더 조용하지만 이탈리아에 없는 풍차와 튤립, 렘브란트가 있다. 게다가 귀여운 나막신도!
장애에 대한 무지를 깨기 위해 여기 ‘불완전 자매’가 나가신다!
물론 이 책을 쓴 지나와 패티 자매도 다른 부모들처럼 ‘완벽한’ 아이를 기대했다. 지나는 갓 태어난 딸 케이티를 보고 모델 크리스티 브링클리의 딸과 바뀐 줄 알았고, 자라면서 끊임없이 점프하고 손을 날개처럼 흔들어 대는 것도 그저 귀엽게만 생각했다. 언니 패티 역시 꿈에 그리던 직모(直毛)를 가진 제니퍼를 보며 흐뭇해했다. 짜증이 늘고 감정 기복이 두드러지는 건 예민한 성격 탓이라고만 여겼다. 그러나 손을 퍼덕이는 것은 아스퍼거증후군, 극심한 감정 변화는 양극성장애의 징후였다.
사실 아스퍼거증후군과 양극성장애는 보기 드문 장애가 아니다. 우리가 아는 유명인 중에도 이런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많다. 수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 메달을 받은 리처드 보처즈 케임브리지대 수학과 교수는 아스퍼거증후군을 갖고 있으며, CNN의 설립자 테드 터너와 영화감독 팀 버튼은 양극성장애가 있다. 하지만 장애를 동정과 무지, 편견의 눈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하다.
케이티와 제니퍼가 장애 판정을 받은 뒤 엄마인 지나와 패티가 제일 먼저 부딪힌 것도 그런 시선이었다. 특히 자기 아이가 얼마나 똑똑하고, 운동을 잘하고, 재능이 있는지를 자랑하는 다른 ‘완벽한’ 부모들의 말을 들을 때면 장애아 부모들은 입 닥치라고 외치고 싶다. 그렇다고 완벽한 부모들이 장애아 부모들에게 상처를 주거나 무시하려고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장애를 모르기 때문이다.
부모들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장애에 무지하다. 특히 발달장애와 정신장애는 신체장애와 달리 차이가 눈에 잘 보이지 않아 이해를 받기가 쉽지 않다. 케이티가 손을 날개처럼 퍼덕이는 행동도 아스퍼거를 모르는 사람들 눈에는 그저 버릇없는 행동으로 보일 뿐이다. 그래서 두 엄마는 고민했다. 장애 진단을 받았다는 사실을 확실히 공개하는 것이 나을까? 아니면 사람들이 우리 아이를 그냥 무례하거나, 버릇없거나, 산만하다고 생각하도록 내버려 두는 게 나을까? 그런 고민 끝에 지나와 패티는 아이들의 장애를 공개하는 쪽을 선택했다. 왜냐고? 부모니까.
아이가 장애가 있든 없든 부모라면 누구나 자기 아이가 행복하게, 사회에서 소통하며 살기를 바라지 않겠는가. 장애가 있는 케이티와 제니퍼의 경우에는 장애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그들과 어울려 행복하게 살 수 있다. 그래서 지나와 패티는 딸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쓰고 강연을 다니며 사회의 무지를 깨기 위해 노력한다. 자칭 ‘불완전 자매’의 ‘불완전한 여정’은 그렇게 시작됐다.
“나 아닌 다른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요”
지나가 케이티의 장애를 받아들이자 케이티도 바뀌었다. 자라는 내내 케이티는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되기를 간절히 바랐다. 사람들 속에서 잘 적응하고 자기 자리를 찾고 싶어 했다. 하지만 이제 열다섯 살이 된 케이티는 달라졌다. 아스퍼거증후군이 자기를 지금처럼 강하고 유연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고 그 문제를 터놓고 이야기한다. 케이티는 자신의 한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자기 모습을 있는 그대로 자랑스럽게 여긴다. “엄마, 난 나 아닌 다른 누가 되고 싶지는 않아요.”
분노를 웃음으로 풀어내기
패티의 딸인 제니퍼는 양극성장애 탓에 상황이 케이티보다 훨씬 심각했다. 에너지가 넘치는 조증 상태가 되면 가족을 괴롭혔고, 반대로 우울증 상태가 되면 종일 침대에 누워 지냈다. 그렇게 가족을 힘들게 하는 자신을 미워했다. 그러나 점차 그 에너지를 무해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소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이를테면 쪽지에 “미워!”라고 써서 분노와 좌절감을 푸는 식이다. 덕분에 가족들은 ‘보물찾기’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장애를 밝히기를 극도로 꺼리던 제니퍼는 마침내 사람들 앞에 나서서 양극성장애를 설명할 정도가 된다. 그 바탕에는 다른 장애인들을 도우려는 마음이 깔려 있다. 누구보다 제니퍼 자신이 그 어려움을 잘 알기에, 약자를 배려하는 따뜻한 사람이 된 것이다.
“넌 우리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었어”
아이의 불완전함을 통해 배운 진짜 중요한 것들
‘우리 애가 장애아가 아니라면 부모인 우리 인생은 어땠을까? 우리가 지금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공감할까? 차이 너머의 다른 것을 볼 수 있을까? 다른 사람을 도우려 시간을 낼까? 남들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지나와 패티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장애를 가진 딸들의 용기와 유연함 덕분에 자신과 아이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불완전함을 포용하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제니퍼가 심각한 정신장애 진단을 받았을 때 패티는 자신의 삶이 다시는 ‘정상’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제니퍼의 병은 가족을 힘들게 했다. 제니퍼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바란 날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패티는 제니퍼가 자신을 ‘더 나은 사람으로’ 바꿔 놓았다는 걸 깨달았다.
매사에 안달복달하던 지나 역시 만사태평인 딸 케이티로 인해 달라졌다. 완벽주의라는 세상의 눈으로 보던 것을 멈추고 딸의 눈으로 딸을 다시 보게 된 것. 그러자 아스퍼거증후군을 고쳐야 한다는 생각에 쫓겨 보지 못했던 것들, 딸아이의 순진함과 멋진 유머 감각, 굳은 의지가 그제야 눈에 들어왔다. 천천히 삶을 즐기는 법도 아이를 통해 새삼 깨닫게 된다.
지나는 이제 케이티가 무엇이 ‘될 수 없는지’가 아니라 무엇이 ‘될 것인지’를 생각한다. 케이티가 ‘할 수 없는’ 일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케이티가 ‘할 수 있는’ 놀라운 일들을 기뻐한다.
<추천사>
어떤 의미에서 우리는 모두 ‘불완전한 채로’ 살아갑니다. 그러니 각자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진정 행복해지는 길이 아닐까요. 두 엄마의 따뜻하고 유쾌한 수다 속에서 용기와 위안을 얻으시기 바랍니다. (이지선•『지선아 사랑해』 저자)
내가 다른 누구를 도와줄 수 없다면 언젠가 도움이 필요할 때 나를 돌봐 줄 사람도 없습니다. 누군가에게 나누어 준다는 말은 이제 되돌려 준다는 말로 바뀌는 게 맞습니다. 사랑합니다. 진정으로! (김태원•가수)
저자들은 장애를 가진 딸을 키우며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을 고민합니다.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소통에서 배제한다면 그것은 진정한 관계 맺기가 아니겠지요. 미국에서 외치는 저자들의 목소리가 우리 사회 곳곳에도 크게 울려 퍼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상우•가수)
장애=불행? NO! 세상을 다르게 보는 눈과 순수한 웃음이 주는 행복은 상상 초월이다. 특별한 개성을 가진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여! 이제 우리의 경험과 행복을 말하며 살자. 우리가 외롭지 않아야 아이들도 외롭지 않다. 이 책을 읽고 화들짝 기분이 좋아졌다. (오한숙희•여성학자)
몇 년 전 일본 고베에 있는 행복촌을 찾았습니다. 사회에서 소외되기 쉬운 장애인·노인 가족들이 지역 주민들과 말 그대로 ‘행복한’ 삶의 공간을 만들어 가고 있더군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며 함께 살아가는 세상, 우리가 만들 수 있습니다. (강지원•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