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의 새로운 발견 - 주방을 실험실로!
흔히 과학은 수학과 함께 어려운 과목으로 통한다. 과학의 개념들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선행 개념을 알지 못하면 다음으로 넘어갈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무조건 외워서 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해야 하는 과목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 수학과는 달리, 과학은 ‘실험’이라는 중요한 과정이 포함되어 있어 집에서 공부하기가 어려운 과목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러한 선입견에 정면으로 도전한 것이 바로 『요리로 만나는 과학 교과서』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중학교 과학 교과 과정을 아우르는 여러 가지 과학적인 개념을 두 딸과의 일상적인 ‘수다’로 쉽고 재미있게, 머리에 쏙쏙 들어오게 정리한다. 또 이 책에는 냉장고를 뒤지면 굴러다니는 요리 재료와 간편한 요리 도구를 사용해 된장찌개, 샌드위치, 볶음밥, 수제비, 군고구마 등을 함께 만들면서 과학적인 원리, 과학의 개념 등에 대해 수다를 떠는 엄마와 두 딸의 일상이 가득하다.
각 절마다 따로 정리되어 있는 총 50여 개의 실험은 흔히 과학 시험에 감초처럼 쓰이는 비이커나 알코올램프 하나 없이 주방, 거실 등 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 예를 들어 시금치, 밀가루, 식초, 동전 등을 이용하므로 정말 쉽고 간단하다. 학교 칠판 속에서만 존재하는 과학 공식과 어렵고 실천하기 힘든 실험에서 벗어나 집의 주방을 ‘문턱이 낮은 실험실’로 만듦으로써 저자는 머리가 아닌 몸으로 과학을 이해할 수 있게, 학습이 아닌 놀이로 과학과 친구가 되게 하는 것이다.
학생들에겐 과학 참고서, 학부모에겐 과학 지도서
이 책의 미덕은 학교에서 배우는 중학교 과학 교과 과정을 충분히 반영하면서도,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개념의 순서를 재배치함으로써 학생들에게 충실한 과학 참고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정을 생략한 채 정답만 알려 주는 참고서가 아니라 생활 속에서 과학적인 개념을 충실히 이끌어 냄으로써 살아있는 과학 지식을 제공하고 있다. 이 책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공통과학까지는 과학의 개념이 더 많아지기보다는 깊어지므로 초등학교 4학년부터 기초가 부족한 고등학생까지 충분히 즐기면서 읽을 수 있다. (이 책에서 실험의 많은 부분을 함께 한 저자의 작은딸 정빈 양 역시 초등학교 2학년이다.)
또 학부모들에겐 자녀들의 과학 공부를 지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과학 지도서 역할을 한다. 이 책은 학부모들이 일상생활을 통해 자녀와 대화하며 과학의 개념을 지도하고, 실험을 이끌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더욱이 개념, 실험 과정 등이 모두 일상 언어로, 대화로 표현되어 있어 학부모 스스로 과학 이론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즉 이 책은 학생과 학부모 어느 한쪽을 위한 책이 아니라 주방 식탁, 공부방 책상, 거실 등 집안 어디든 가까이 두면서 부모와 자녀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생생한 교육법
이 책은 ‘이렇게 해야 한다’는 당위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이렇게 해 보니 좋더라’는 생생한 경험에서 탄생했다. 가사노동에 시달리는 엄마, 자녀 교육과 가정을 동시에 신경 써야 하는 엄마가 쉽고 편하게 자녀들과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애썼고, 그 결과 나온 것이 바로 자녀와 함께하는 요리와 실험이다. 『요리와 만나는 과학 교과서』는 바로 이런 경험의 산물이므로 더욱 실감나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교육법을 제시하고 있다.
쉬운 과학, 행복한 과학
“우리 아이, 과학 잘하게 하는 방법이 없을까요? 아이가 과학을 너무 싫어하는데 어쩌면 좋죠?”
“선생님, 어떻게 하면 과학을 잘할 수 있어요?”
저자인 이영미 선생이 학부모나 학생들에게 흔히 받는 질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순서가 틀렸다고 얘기한다. 과학을 잘하는 것보다 ‘행복하게 과학을 즐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무엇을 잘한다고 해서 꼭 행복한 것은 아니며, 스스로 행복하게 무엇을 하다 보면 저절로 잘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쉬운 과학과 친구가 되면서 행복해지고, 그 행복이 과학을 더 잘할 수 있게 만든다며 학교에선 아이들과, 집에선 두 딸과 수다 떨고 웃고 함께 실험하면서 ‘쉬운 과학’ ‘행복한 과학’을 계속하고 있다.
저자 이영미 선생이 제안하는 ‘행복하게 과학 즐기기’
과학을 잘하기를 원하는 부모와 아이들에게 제안하는 과학으로 행복해지고, 과학을 잘하게 되는 방법.
1. 수다쟁이가 되자
자신의 생각과 시각을 가질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질문’이다. 엄마와 자녀, 선생님과 학생 모두 수다쟁이가 되자. ‘질문’을 통해 아이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의 창을 통해 사물과 자연현상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이를 통해 지적 호기심을 자극 받을 수 있도록 하자.
2. 몽상가가 되자
최소한의 것만 기억하라. 대신 행복한 몽상가가 되어 많이, 많이 생각하라. 암기가 아니라 원리를 깨우치고 그것 또한 잊어버려도 괜찮다. 왜?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른 사람의 특권이기 때문이다.
3. 사고뭉치가 되자
실험만큼 좋은 것은 없다. 과학 속의 삶이라면 생활공간 전부 - 방, 주방, 화장실, 교실, 버스 안 등이 모두 과학실. 하고 싶은 실험들을 마구마구 한다면 분명 사고뭉치라는 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4. 변덕쟁이가 되자
과학이 좋은 이유는 정체되지 않고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이다. 매일 새로운 과학, 지루하지 않은 과학을 즐기기 위한 조건은 변덕쟁이가 되는 것. 새로운 것은 빨리 받아들이자.
5. 책을 많이 읽자
과학 교과서가 어려워서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아이들, 시험 문제가 도대체 뭘 말하는 건지 문제를 알아야 답을 찾을 거 아니냐는 아이들이 많다. 모든 학문은 우리말과 글에 대한 능력을 기초로 한다. 그것의 왕도는 책을 많이 읽는 것.
6. 착각하자
‘나는 과학자다.’ 의자에서 미끄러지지 않고 컴퓨터 게임을 계속할 수 있는 건 엉덩이와 의자 사이의 마찰력 때문이라는 걸 생각하는 나는 ‘과학자’다. 컴퓨터 마우스의 원리가 빛의 반사라는 걸 알면 진정 내 삶은 온통 과학 덩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