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 관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
인문/교양

인간에 관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

예술, 사랑, 전쟁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출간일 2007년 03월 09일
ISBN 9788960510074
페이지 253쪽
판형 152*224
제본 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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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사랑, 전쟁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프랑스의 권위 있는 주간지 『엑스프레스』의 편집주간인 도미니크 시모네와 유전학자이면서 인구학 전문가인 앙드레 랑가네, 동굴 전문가인 장 클로트, 신석기 시대 전문가인 장 길래느가 펼치는 300만 년 동안의 인류 이야기!

이들에게 인간이 과연 원숭이의 후손일까 하는 인간의 기원과 진화에 대한 고전적인 물음은 관심이 없다. 그보다는 왜 인간 세계에는 백인이 있고 흑인이 있는 것일까? 백인과 흑인의 혼혈의 경우 2세대는 카페오레의 예쁜 피부색을 타고나지만 그 이후 세대는 어떨까? 처음 지구상에 인간의 수는 얼마나 되었을까? 또 농사와 목축 중 인간은 무엇을 먼저 시작했을까? 흔히 이야기하듯 선사 시대는 과연 모계제 사회였을까? 권력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전쟁은 사유재산의 산물일까? 등등과 같은 보다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것이 이들의 질문 대상이다. 그에 대해 이들은 그간 다양한 분야에서 축적된 과학적 증거와 전문가적 식견을 통해 답을 내어놓는데, 고인류에 대한 탐구 과정에서 오늘의 우리에게 여전히 큰 문제로 남아 있는 ‘인종’ ‘서구 중심주의’ ‘인류의 진보’ 문제 등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이러한 대답들은 근래에 이루어진 많은 발견들에 기초하고 있다. 우리는 그간 중요한 것들은 이미 알려져 있으며, 땅이 파헤쳐지고 동굴들이 탐사되면서 지구는 충분히 조사되었다고 믿어 왔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경탄할 만한 것들이 끊임없이 발굴되고 있다. 예컨대 다량의 화석들, 비길 데 없이 아름다운 동굴들, 가옥과 촌락들의 유적 등 우리들에게 새로운 지식을 가져다주는 것들이 그것이다. 방법들 또한 새로워졌다. 이제 우연에 의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아주 작은 뼛조각, 아주 소량의 석탄 찌꺼기, 미세한 꽃가루, 작은 씨앗 등이 모두 철저히 연구되면서, 우리 조상들의 식사 및 거주지, 주변 풍경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그들을 묶고 있는 사회적 관계까지 재현되고 복원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고고학 외에도 다수의 근대 학문들이 상당한 기여를 했다. 염색체를 분석해 우리 유전자의 내밀한 곳에서 선대의 세포가 전이 증식한 흔적을 찾아내는 생물학, 거대한 입자가속기를 가지고 바위에서 채취한 색채들로부터 몇 가지 원자들의 생성 날짜를 추정하는 물리학, 방언의 계보를 밝히는 언어학, 세계의 문화 속에서 고대의 행위와 신앙들을 추측해 내는 민족학…. 뿐만 아니라 식물학, 신경심리학, 동물학, 예술 분야 모두가 인간의 기원과 진화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 하는 데 기여했다.

인간은 기나긴 우주의 진화와 150억만 년 전부터 나날이 복잡한 방향으로 발전해 온 생명의 진화 가운데 생겨났다. 예컨대 원자, 분자, 별, 세포, 생명체들이 생겨나는 가운데 우리 인간이 탄생한 것이다. 빅뱅(Big Bang)에서부터 지능을 갖춘 인간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은 동일한 고리로 연결되어 있고, 인간 또한 그 안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태초에 인간은 사냥꾼-채집자들(hunter-gatherer)로 존재했는데, 그 수가 너무 적어서 거의 사라질 뻔하였다. 그런 점에서 보면, 오늘의 우리는 모두 역사의 생존자들이다. 인류는 기원전 10만 년경에 지구를 점령하면서 그 수가 증가하였으며 예술, 성사(聖事), 종교 등 일련의 놀라운 발명들을 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기원전 1만 년경에 정착, 농경, 목축을 시작하고, 그것의 당연한 귀결인 사유재산, 위계질서, 불평등 등이 생겨났다. 요컨대 그것은 잘 조직화된 사회로서 곧 원시 국가가 되었다. 거대한 문명의 톱니바퀴가 서서히 구르기 시작한 것이다.


인간이 안간 되게 한 것은 무엇일까?

인간은, 흔히 말하듯이 원숭이에서 진화된 것이 아니다. 그냥 하나의 원숭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인류는 하나의 조상에서부터 유인원과 분리되었으며, 이 동일한 조상의 후손들인 선행 인간, 선행 고릴라, 선행 침팬지들은 한동안 서로 교배를 했다고까지 주장한다. 그리고 생물학적 실험을 통해 인간 DNA의 거의 대부분(1000개 중 999개)이 침팬지의 DNA와 교배한 것이라는 증거를 들었다. 유전적으로 인간은 조금도 독창적이거나 고유하지 않다. 오히려 다른 영장류들과 가까운 친척 관계에 있으며 포유류, 나아가 세계 전체와 친척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인간이 인간 되게 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언어와 스스로를 분화시키는 능력 때문이다. 즉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어휘를 문장으로 확대할 수 있는 언어 능력과 동일한 유형의 서식지에서 동일한 유형의 사회를 조직하는 침팬지와 달리 어떠한 환경에도 적응하며, 한 주민에서 다른 주민으로, 한 민족에서 다른 민족으로 분화하는 새로운 사회 구조를 만들어 내는 독창적인 능력이다. 뒤에 인간은 기후 변화 등에 따른 이유로 지구상에서 대이주를 시작했고, 인간의 언어는 하나의 모어(母語)에서 수천 개의 언어로 분화되었으며, 인간이라는 종 또한 수천 가지 다른 민족들로 분화되었다. 인간은 이제 더 이상 동물들이 그러한 것처럼 생물학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습득한 규범을 따르고, 매우 다양한 태도, 사회 구조, 환경들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최초의 인간은 300만 년 전에 나타났으며, 우리의 직접적인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는 10만 년 전에 나타났다. 그리고 대기근과 기타 여러 자연 재해를 극복하고 대륙 간 이동을 하는 사이 진화와 분화와 혼합을 거듭하며 오늘날에 이르렀다. 오늘날의 인간은 극도로 거대한 다양성을 보인다. 사실 개개인은 모두 다 유일한 존재이다. 모든 사람들은 다른 모든 사람들과 다르다. 인간의 모든 역사를 통틀어 당신이나 혹은 나와 동일한 누군가는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모두 다르다. 그러나 모두 유사하다. 우리 모두는 단 하나의 종이며, 동일한 유전자 배열을 가지고 있고, 동일한 조상에게서 유래했고, 동일한 언어에서 파생된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오늘날 검은 피부와 하얀 피부, 카페오레(백인과 흑인의 혼혈 1세대 피부색) 등 피부색에 의한 ‘인종’이라는 개념은 의미가 없다.  저자의 친구처럼 튀니지 태생에 무슬림(이슬람) 교도이고 아랍어를 사용하지만, 외모는 다갈색 머리에 주근깨 가득한 흰 피부를 갖고 있고, 유전자 검사 결과 검은아프리카에만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전자를 이중으로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과연 인종이라는 구시대적 개념이 필요할까? 또한 오세아니아의 파푸아족과 아프리카의 반투족은 외관상 매우 흡사하나 유전적으로 전자는 아시아 사람에, 후자는 아프리카 사람에 가깝다. 즉 외형은 단순히 혼혈과 자연에 대한 적응의 결과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인간, 상상의 세계를 정복하다

인간은 단순히 생존을 문제 삼는 단계를 넘어, 하늘을 우러러보며 그들의 기원에 대하여 질문을 던지고 수평선 너머의 세계를 마음속에 그려 보고자 하였다. 약 3만 년 전에 인간은 목탄, 안료, 붓을 들고 그들의 이야기와 신앙심을 표현하기 위하여 동굴의 보다 먼 곳, 보다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 그들은 동굴 벽에 그림을 그리고 조각을 하면서, 영혼들과 대화를 나누고 내면의 세계에 들어가고자 하였다. 성스러운 것을 알게 되고 종교가 그 윤곽을 잡아 가는 것은 바로 이러한 미와 예술의 축제에서였다.

기원전 3만 3000년에서 1만 8000년 사이에 해당하는 아주 오래전 시기에, 인간은 주로 어두운 동굴 벽과 밖으로 드러나 있는 바위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러한 흔적은 라스코, 니오, 코스케르, 쇼베 동굴과 포스코아 절벽 위의 암각화 등에 지금껏 남아 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구석기 시대 동굴 예술은 거의 유럽에만 존재하였다. 중앙아메리카, 오스트레일리아, 아메리카 등지에서는 그러한 예가 매우 드물고, 아프리카에는 한 점도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은 문화의 진보나 우위가 아니라 문화적 선택으로 보아야 마땅하다. 즉 다른 지역에서는 동굴 예술이라는 도구 대신 다른 도구를 통해 성스러운 정신과 종교를 표현했을 거란 뜻이다.

더불어 주목해야 할 것은 동굴 내벽에 표현된 그림은 대부분 동물에 관한 것이고, 사람 손가락 자국과 함께 드물게 아주 간략하게 표현된 사람 데생이 있다는 것이다. 구석기 시대는 동물들로 가득 찬 세계다. 그것은 수적으로도, 힘의 측면에서도 인간보다 훨씬 우위에 있었을 것이다. 초자연적인 힘은 동물적 특권 영역에 속했고, 그러므로 인간은 동물적 힘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또한 라스코 동굴의 화려하고 섬세한 벽화만 보아도 알 수 있듯이, 그들은 오늘날의 우리와 똑같은 추상 능력과 기량을 가지고 있었다. 그 시기에 이미 인간은 아주 복잡하고 섬세한 표현이 가능했던 것이다.

인간은 그렇게 세계에 대하여 호기심 어린 눈을 뜨게 되면서 비정상, 모순, 조화의 영역에 속하게 되었고, 점차 아름다움, 예술, 백일몽 등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동굴 깊숙한 곳에서 상상의 세계를 펼치며 너그러운 힘과 저주, 친구와 적 등이 병행하는 세계를 이해하였다. 종교적인 정신은 이처럼 동시에 거의 논리적으로 인간에게 오게 된다.

그러나 기원전 1만 년경에 동굴 내벽에 새겨진 예술의 전통은 점차 중단되었다. 빙하기 말엽에 점진적인, 그러나 결정적인 변화가 찾아온 것이다. 날씨가 더워져서 특정한 종의 동물들이 멸종했다. 매머드는 이미 사라졌고 순록이 조금씩 북쪽으로 이동했으며, 멧돼지와 사슴들만이 그러한 날씨의 변화를 극복했다. 사람들은 생활 방식을 바꾸었고 사회 구조도 변했다. 비가 오고 숲이 확대되면서 동굴들에 물이 찼고, 동굴 예술은 점차 목각 예술로 대체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일반적으로 가장 오래 존속하는 종교마저 변형되거나 사라졌다.
 

인간, 권력을 정복하다

기원전 1만 년경 신석기 시대가 시작되었다. 신석기 시대란 ‘새로운 돌’ ‘돌의 새로운 시대’를 의미한다. 즉 단순히 다듬기만 했던 ‘구식의 돌’의 구석기 시대와는 대조적으로, 특히 반들반들한 돌의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이제 인간은 야생의 세계를 길들이고, 그것을 인공적으로 만들고 문명화하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그들 스스로도 변화하고, 자신들의 태도와 습관, 자신들과 닮은 동물들과의 관계도 완전히 바꾸었다. 그야말로 문명의 톱니바퀴에 제대로 시동이 걸린 것이다. 이제 인간은 차츰 유목 생활을 포기하고 촌락들을 세우면서 정착하기 시작하고(기원전 1만 2000년부터), 농사(기원전 9000년경)와 목축(기원전 8500년경)을 생각해 내면서 자신들의 식량을 스스로 생산하는 방법을 배운다. 그들은 일을 전문화, 분업화했을 뿐만 아니라 쟁기, 수레, 바퀴 등 도구들을 개량하고, 이러한 도구들과 금속의 교역에 나선다.

그것은 혁명이었다! 인류의 급속한 수적 증가와 더불어 이제 인간은 스스로 조직을 만들고, 우두머리를 세우고, 영토와 권력을 영속화시켜야만 했다. 그것이 권력의 시작이고 국가의 시초이다. 인류에게 위계질서가 생기고 권력자가 등장했다는 사실은 고인돌의 존재와, 값비싼 집기들과 함께 묘지에 묻힌 주검들의 자취로 알 수 있다. 이미 죽음에도 불평등의 개념이 깊게 자리했던 것이다. 그리고 드디어 기원전 3000년경 메소포타미아에서 수메르인들이 문자를 발명하고, 이집트에 최초의 파라오가 등장한다. 국가가 등장한 것이다.

최초의 농업 사회는 매우 동화된 사회로 인간은 빠르게 서로 의존적이 되었고, 촌락은 하나의 중심지를 필두로 연합했으며, 사람들은 이곳에서 동맹과 결합에 의한 긴장을 조정한다. 이곳에서는 주기적으로 분쟁과 전쟁이 일어나고, 마침내 인간은 그 자신이 가장 좋은 인간일 수도 있고 가장 나쁜 인간일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그 후…

수만 년의 세월이 인간을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만들었다. 인류는 교류의 세계화와 더불어 커다란 혼합의 결과인 획일화를 향하여 나아가고 있는 것일까? 대답은 ‘No’이다. 세계적으로 몇몇의 대도시와 브라질, 인도양 같은 옛 노예 수용지를 제외하면 사람들은 대개 자신의 동향인들과 함께 살고 있을뿐더러, 인류의 혼합은 ‘카페오레’라는 표준 혼혈 세대를 낳는 것이 아니다. 카페오레는 혼혈 1세대에서만 나타나는 겉모습이고, 유전자들은 각 세대에 따라 각기 다른 방식으로 결합하므로 혼혈 2세대, 3세대는 더욱 다양한 외형적 특징을 가진 사람들을 양산한다. 반면에 언어는 인간과는 정반대의 길을 걷는다. 즉 이용이 적은 언어들은 소멸하고 점점 몇 개 안 되는 언어로 통합되어 가는 것이다. 인권이나 기타 문화적인 가치관 또한 그러하다. 인간은 사정을 헤아리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 항상 근대적인 것을 선택해 왔고, 근대적인 것은 필연적으로 문화적 다양성의 상실을 의미한다.

그런데 오늘날에도 소위 ‘민족’이라는 것의 유전적 표식을 찾고자 애쓰는 사람들이 있다. 저자는 경찰의 한 과학 분야 전문가들로부터 마그레브(아프리카 북서부) 태생 사람들을 구별해 내기 위한 유전학적 기술에 대해 도움을 요청받은 적이 있다고 하며, 저들의 원시적인 이념을 꼬집었다. 우리 모두의 조상은 동일하기 때문에 유전적으로 다를 수 없다. 개개인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그것은 단적으로 혈액형이 A형인 아프리카 사람에게, 같은 피부색을 가진 B형 아프리카 사람의 피를 수혈하는 것보다 다른 피부색을 가진 A형의 아시아 사람의 피를 수혈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누구도 인종적, 종교적, 민족적, 문화적 차이에 의해 차별되어서는 안 되고, 그러한 것들에 맞서 싸우는 것은 각자의 책임에 속한다.

저자는 또한 인류 공통의 문화유산인 선사 시대 동굴 벽화와 암벽 예술을 보호하자고 주장한다. 오늘날의 우리는 두뇌, 행동, 환경에 맞서는 태도 등으로 우리의 조상들과 연결되어 있고, 또한 조상들의 상상의 세계에 의해서도 그들과 연결되어 있다. 암벽 예술, 즉 동굴이나 야외 암벽에 그림을 그리고 조각을 하는 행위는 수만 년 동안 전 세계에서 부단하게 계속되어 온 인류의 유일한 문화적 표현이다. 어째서 반 고흐의 작품 하나가 국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결집을 하면서 댐을 만든답시고 동굴이나 암벽 예술을 파괴하는 것은 방관하는가? 저자는 미국인들이 자신들의 대부분 기원이 되는 유럽에서 온 문화, 예술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인디언 문화의 기원이 되는 것이나 그 이전의 문화에 둔감한 것을 예로 들며, 그러한 태도들은 일종의 문화적 인종주의로서 매우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한다. 덧붙여 저자는 인류의 기술과 지식, 과학은 진보했을지 모르나, 도덕적 가치와 자연에 대한 태도는 진보하지 않았다고 단언한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지구를 지배하기를 원했지만, 오히려 스스로 그것을 괴멸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300만 년 전에 처음 출현했으며 299만 년 동안 사냥꾼-채집자로서 살아왔다! 신석기 시대의 변화는 1만 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진행되었고, 우리의 역사는 기껏해야 수천 년이다. 인간의 모험의 규모에서 볼 때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며 이 본질적인 기간은 아주 최근이다. 때문에 저자는 문자가 기록의 역할을 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볼 때 실제 인간의 역사는 선사 시대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아야 마땅하다고 주장한다. 즉 조상들은 이미 오늘의 우리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정신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구석기 시대에 사람들은 이미 계절의 순환을 잘 이해하고 있었으며 월상(月相)을 따르고 있었다. 그들은 과일이 어느 때에 익고, 순록이 어디로 옮겨 갈 것인지 등에 대하여 미리 예측했다. 그들은 삶의 주기를 이해하고 있었으며, 시대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었고, 미리 준비하고, 세계에 대해 생각했다. 그리하여 신석기 시대의 정착민들은 이 모든 것의 혜택을 받았으며, 기술 혁신을 더욱 배가시켰다. 기원전 5000년경 다뉴브의 대농장에서의 생활과 앙시앵 레짐기의 프랑스 농장에서의 생활을 구분하는 기준은 겨우 쟁기, 제분기, 몇 가지 추가 기술들이 전부이며, 신석기 시대 혁명의 본질은 19세기 산업혁명까지 계속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야생의 세계를 갈망하고, 사냥 따위를 통해 스스로가 늘 선상(船上)의 유일한 주인임을 확인하고자 하는 인간의 정신 또한 변하지 않았다. 경쟁의식, 타인에 대해 자신의 우월성을 확인하고자 하는 인간의 의식은 가족을 늘리고 노동을 일반화했으며, 피라미드 사회를 만들고 구속을 강화했던 것이다. 어쩌면 인간은 지구의 승리자인 동시에 희생자이기도 한 것이다.


인간은 선사 시대 이후로 진정 진보했을까?

끝으로 인간은 선사 시대 이후로 진정 진보했을까? 저자는 인간은 기술과 지식에서 엄청나게 진보했지만 인류의 대연회, 신석기 시대가 예고할 수 있었던 인간의 해방은 아직 도래하지 않았다고 한다. 신석기 시대는 오늘날까지 중단 없이 승리해 온 인간의 역사의 한 과정의 시작을 뜻한다. 그러나 인간은 하나의 문제를 해결할 때마다 그 대가를 치러야만 한다. 인간이 앞으로 나아갈 때마다 그 한 걸음, 한 걸음은 각각 반대급부를 가지고 있다. 예컨대 자연에 대한 각각의 승리는 우리의 환경에 대해 새로운 긴장을 유발시키고, 안락함을 위하여 실현된 각각의 행보는 새로운 고통을 동반한다. 그리고 개인이 획득한 자유는 하나의 새로운 구속에 의하여 대가가 치러진다. 사실, 투쟁은 항상 미완성이다. 인간의 모험에는 앞으로도 항상 행복한 부분과 불행한 부분, 선과 악, 현명함과 어리석음이 항상 존재할 테고, 그것은 우리 인류라는 종의 속성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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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글 ...... 11

프롤로그 ...... 19

1막 인간, 지구를 정복하다 ...... 31
1장 지상에서 ...... 33
2장 인류의 모험 여행 ...... 53
3장 인류의 봄 ...... 73

2막 인간, 상상의 세계를 정복하다 ...... 91
1장 예술의 여명기 ...... 93
2장 영의 세계에서 ...... 113
3장 종교의 탄생 ...... 135

3막 인간, 권력을 정복하다 ...... 159
1장 새로운 시대의 여명 ...... 161
2장 자연의 지배 ...... 177
3장 길들여진 인간들 ...... 199

에필로그 ...... 223

김교신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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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랑가네 외

앙드레 랑가네는 유전학자로 『성과 혁신』, 『모든 부모는 전부 다르다』(공저)를 출간하였다.

장 클로트는 문화유산 보존가로 『선사 시대로의 여행』, 『선사 시대의 샤먼』(공저)을 출간하였다.

장 길래느는 콜레주 드 프랑스(Collège de France)의 교수로, 『분할된 바다』, 『프랑스 이전의 프랑스』를 출간하였다. 도미니크 시모네는 주간지 『엑스프레스』의 편집주간으로, 『아기들 만세!』, 『네모의 책』(공저, 시리즈물)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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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단

박단은 서강대학교에서 역사학을 공부한 뒤 프랑스 파리 1대학(팡테옹-소르본느)에서 프랑스 현대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6년부터 한성대학교 역사문화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현재 한성대학교 이민·인종문제연구소 책임교수, 문화사학회 편집위원장을 맡고 있다. 지은 책으로 『프랑스의 문화전쟁-공화국과 이슬람』(2005), 『서양문명과 인종주의』(공저, 2002), 『서양의 지적운동 II』(공저, 1998), 역서로 『프랑스 사회사』(공역, 200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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