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 1/3 = 1/5’이라고 우기던 아이, 수학 선생이 되다!
한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는 초등학교 때 구구단을 외우지 못해 학교에 남아야 했다. 다 외울 때까지 집에 가지 말라는 선생님의 엄한 말씀 때문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수학의 가시밭길은 좀체 끝나지 않았다. 분수셈을 배울 때는 ‘’이라고 부득부득 우기다 혼쭐이 나야 했고, 중학교에 올라가 미지수 에 대해 배울 때는 굳이 미지수 를 쓸 필요가 있느냐, 미지수를 써야 한다면 그 많은 알파벳 중에서 왜 꼭 를 써야 하는지 때문에 고민해야 했다. 하지만 그 아이는 결국 수학이라는 가시밭길을 극복해 냈다. 무수한 문제를 열심히 풀고 또 푸는 반복학습을 통해서였다. 반복학습을 통해 나름대로 수학에 자신감을 갖게 된 그 아이는 이제 암기를 강요하는 그 어떤 과목보다도 수학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대학에 들어갈 때 주저 없이 사범대 수학교육과를 선택했다. 그리고 수학 교사가 되었다. 하지만 수학 교사가 된 아이는 자신의 어린 시절 경험을 잊어버렸다. 그가 얻은 자신감은 수학의 기초 개념을 통해 원리를 이해해서가 아니라 문제풀이의 반복을 통해 얻은 것임을 그때까지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이다.
수학 선생, 드디어 문제풀이의 덫에서 벗어나다!
결국 초보 수학 교사의 수업 시간은 끝없는 문제풀이의 반복이 될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수학을 더 잘할 수 있도록, 좀 더 수학을 좋아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였다. 문제를 유형화해 주고, 수학 공식이 머릿속에 새겨지도록 끝없이 반복해서 알려 주고, 조금이라도 수학 성적이 나아지는 기미가 보이면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그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었다. 수학 성적이 그다지 오르지 않는 것은 물론, 수학을 싫어하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초보 수학 교사는 다시 고민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아이들 교육 여건이 나빠서 그런 것은 아닐까, 부모들의 협조가 부족해서 그런 것은 아닐까 하는 정도였지만 나중에는 자신이 수학 교사로서 자질이 없는 것은 아닐까 하는 자괴감까지도 느끼게 되었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초보 수학 교사는 뜻밖의 사실을 발견했다. 아이들이 수학에 대해 너무나 무지하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수학을 잘하는 아이나 못하는 아이나 마찬가지였다. 아이들은 중학생답게 도수의 합이 중앙값이라는 것은 너무나 잘 알지만 도수의 합이 홀수일 경우는 이 중앙값이고, 짝수일 경우는 번째와 번째 값의 평균을 구하면 된다는 사실은 모르고 있었다. 때문에 자료의 수가 (홀수)번째로 끝날 때와 (짝수)번째로 끝날 때를 구분하여 계산하지 못하곤 했다.
아이들, 확률과 통계를 실생활에 적용하다!
초보 수학 교사는 그제야 자신의 어린 시절 경험을 기억하게 되었다. 그도 자신이 가르치는 아이들과 마찬가지였음을, 그가 가졌던 수학에 대한 자신감이 사실은 문제풀이 능력에서 비롯된 것이었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이후 초보 수학 교사의 수업 방식은 180도 바뀌어 문제풀이보다는 수학에 대한 무지를 깨는 것에, 즉 수학적 원리나 개념을 이해시키는 데 집중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도대체 어떻게 해야 추상적인 수학적 개념이나 원리를 아이들 머릿속에 ‘쏙’ 집어넣을 수 있단 말인가? 그때부터 초보 수학 교사의 고민은 새롭게 시작되었고, 그 과정에서 무수한 방법이 동원되었다. 경우의 수와 확률의 차이를 알려 주는 것은 쉬웠다. 문제는 아이들이 그 차이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 초보 수학 교사는 고심을 거듭하다가 확률이 없는 세상이 어떻게 될지를 아이들과 함께 점검해 보았다. 기상 상태, 물가 동향, 주가 동향, 선거 결과, 야구 선수의 방어율, 농구 선수의 자유투 성공률 등의 예를 들며 아이들은 자기들 나름대로 확률이 없으면 세상이 어떻게 될지 시나리오를 쏟아놓았다. 아이들이 비로소 수학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게 시작된 아이들의 수업 참여는 갈수록 수준이 높아졌다. 아이들은 청소년 흡연 문제나 컴퓨터 게임 중독 문제를 통계적으로 접근하고 자료를 조사하여 흡연량과 건강, 컴퓨터 게임 시간과 성적, 감성 지수와 교우 관계, 키와 몸무게, 광고 횟수와 상품 판매량 등의 관계를 도수분포표와 히스토그램으로 나타내고 그 상관관계를 따졌다. 또 윷놀이에서 도가 나올 경우의 수, 개가 나올 경우의 수, 걸이 나올 경우의 수, 윷이 나올 경우의 수, 모가 나올 경우의 수 등을 구하여 이기고 질 확률을 계산해 내는 등 생활과 수학을 연결 지으며 수학의 재미를 찾아나갔다.
이제 초보 교사의 딱지를 뗀 왕년의 수학 열등생은 아이들의 이런 기막힌 발상과 그에 따라 탄생하는 작품들을 보면서 감탄을 하다가 ‘수학 요리’라는 멋진 이름을 붙여 주었다. 그리고 혼자만 보기 아까워 아이들과 함께 『수학 신문』을 만들기 시작했다. ‘수학 요정! 수업 시간에 놓쳤어요’나 ‘꼼지샘 재밌는 얘기 해 주세요’ ‘엄마와 함께하는 수학’ ‘호주머니를 불리는 수학’ 등의 타이틀 아래 수업 시간에 미처 다하지 못한 이야기도 해 주고, 동시에 ‘수학 요리 콘테스트’라는 이름 아래 아이들의 수학과 관련된 멋진 시나 만화, 그림, 글을 소개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그 결과물들은 이제 『친절한 수학 교과서』 1, 2권에 이어 3권을 탄생시켰다. 『친절한 수학 교과서』 3권은 전 권에 이어 수학의 기초 원리와 개념을 잡아 주는 친절한 수학 책이다.
수학 과목을 좋아하게 만드는 책
이 책은 수학 과목에 대한 이런 태도를 바꾸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 이 책의 목적이 수학적 원리와 기초 개념을 확고하게 다짐으로써 수학의 즐거움을 맛보게 하자는 데에 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아이 혼자 이 책을 읽게 하는 것보다는 부모가 아이와 함께 읽고 대화하는 편이 훨씬 유용하다. 실제 수업에서도 그런 식으로 진행되었다. 또 각 파트마다 실려 있는 ‘수학 요리 콘테스트’를 아이와 함께 먼저 읽고 그 기발함을 감상함으로써 아이들에게 선의의 경쟁심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유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