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 가족 그 이후... 국내 최초 소개
2006년 한국에 소개되어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까칠한 가족』의 저자 조반니노 과레스키의 가족 소설 그 두 번째 이야기. ‘돈 카밀로와 페포네’ 시리즈로 지난 몇십 년간 꾸준히 사랑 받아온 과레스키의 또 다른 작품 세계인 ‘가족 이야기’는 실제 그의 가족을 모델로 평범한 가족이 엮어 가는 소소한 일상을 통해 가족 간의 사랑과 애증, 오해와 갈등을 특유의 유머와 날카로운 필치로 그려 내고 있다.
2006년에 출간된 『까칠한 가족』(원제 : Corrierino delle famiglie, 1954)이 과레스키와 아내 마르게리타, 아들 알베르티노와 딸 파시오나리아를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풀었다면, 이 책 『까칠한 가정부』에서는 손자 미켈로네와 손녀 페노메나, 가정부 조가 새롭게 등장한다. 알베르티노와 파시오나리아의 독립 이후 과레스키 부부는 신세대 현대 여성인 가정부 조와 함께 살게 되는데, 아버지와 딸, 어머니와 딸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들이 엮어 가는 일상은 너털웃음을 터뜨릴 정도로 유쾌하면서도 따뜻하다. 또한 이 책을 다 읽은 후엔 가족의 문제, 세대 간의 갈등과 화해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될 만큼 여운이 남기도 한다.
『까칠한 가정부』는 국내에서는 해적판으로도 소개된 적이 없는 작품으로 과레스키 애독자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할아버지가 된 과레스키, 가정부와 좌충우돌!
『까칠한 가정부』는 2006년 겨울 한국에 소개되어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까칠한 가족』의 후속 이야기이다. 이 책에서는 『까칠한 가족』에서 맹활약했던 까칠하고 ‘엣지’한 소년 알베르티노와 엉뚱하고 당돌하며 뾰족한 소녀 파시오나리아가 어느새 어른이 되어 각자 가정을 꾸린 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할아버지가 된 과레스키와 마르게리타의 모습도 볼 수 있고, 손자 페노메나와 손녀 미켈로네도 볼 수 있다. 평소의 쿨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어린 손녀의 이해 못할 옹알이에도 감격하고 열광하며 손자 손녀에 대해 맹목적인 사랑을 펼치는 조반니노와 마르게리타를 볼 때면 큭큭 웃음이 나고, 파시오나리아가 학교에 입학하던 그때처럼 결혼식장에서도 딸이 자기와 함께 그곳을 뛰쳐나갈 거라는 황당한 기대를 하다가 그 기대가 무너지자 당황스러워하는 조반니노를 보면 마음이 짠하다. 일단 울기 시작하면 사방에 눈물을 뿌리고, 비누 조각이나 욕조 고무마개를 마구 먹고, 작은 이빨로 자전거 앞바퀴 고무에 구멍을 내기도 하는 미켈로네와 그 옛날의 파시오나리아처럼 이야기를 해 달라고 조르는 페노메나를 보면 세월의 변화를 절감한다. 알베르티노와 파시오나리의 성장이 대견한 한편, 조반니노와 마르게리타의 늙음이 서글픈 것이다. 마치 어느 날 문득 엄마의 머리가 하얗게 센 것을 발견했을 때처럼.
그러나 이 책의 핵심 주인공은 단연 신세대 동거인 조이다. 조반니노가 ‘과레스키 가족 회사의 활력소’이자 ‘집안일을 맡아 하고 텔레비전을 관리하는 든든한 일꾼’이며 ‘젊은 협력자’라고 표현하는 이 여성은 쉽게 말해 입주 가정부이다. 조는 과감하고 도전적이며 저돌적인 성격의 신세대 현대 여성으로 구세대인 조반니노, 마르게리타와 자주 대립각을 세우며 과레스키 가족의 새로운 일인자로 군림한다. 조는 『까칠한 가족』에서 인기를 독차지했던 과레스키의 딸 파시오나리아보다 더 강력한 캐릭터이다. 어린 나이에 이미 미혼모의 타이틀을 차지한 만만찮은 아가씨인 조는 조반니노, 마르게리타와 사사건건 부딪친다.
조는 과레스키 부부에게 손자가 생길 것 같자 “우리는 분명히 약속했어요. 다리 사이로 기어 다니는 아이들은 절대 없기로 말이에요.”라고 말하며, “만약 아주머니의 손자가 들어온다면 난 나가겠어요.”라고 일갈하기도 하고, 기계를 두려워하고 현대 문명에 역행하는 듯 보이는 구세대 마르게리타에게 세탁기 사용법을 가르치려 들기도 한다. 또 어린 파시오나리아가 그랬던 것처럼, 조반니노의 옷차림을 부끄러워하면서 제대로 된 옷을 입으라고 강요하기도 한다.
신세대와 구세대, 그 갈등과 이해
그러나 조반니노와 마르게리타가 당하고만 있을 사람들인가. 그들 부부 또한 그들의 잣대로 조에게 잽을 날린다. 조반니노는 자신의 옷차림에 대해 간섭한 조에게 정상적인 여자처럼 옷을 입어야 차에 태울 수 있다고 협박하고, 마르게리타 역시 성형수술을 하고 싶어 하는 조를 이해하지 못하고 화를 돋운다.
가난한 시골 출신으로 어린 딸을 둔 미혼모에다가 대중문화와 유행에 열광하는 젊은 세대인 조와 이미 할아버지가 된 과레스키가 함께 엮어 가는 에피소드들은 세대 간의 갈등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고용주와 피고용인의 외피를 쓰고 있지만 부모와 딸 같은 그들은 작게는 옷차림 등의 겉모양새에서부터 크게는 삶의 방식에서까지 사사건건 부딪친다. 때로는 낡은 세대인 과레스키가 당하기도 하고 때로는 젊은 세대인 조가 굴복하기도 하지만, 과레스키와 마르게리타, 그리고 조는 결국 화해하고 따스한 공감을 이루어 낸다.
현재 나와 너, 우리의 가족 이야기
과레스키 특유의 유머러스한 필체는 이 책에서 더욱 은근하고 깊어져 책을 읽었을 때 바로 웃음이 터져 나오기보다는 읽고 나서 하나, 둘을 센 뒤 혹은 책장을 덮은 뒤에 계속 생각나면서 키득거리게 만든다. 또한 이러한 유머와 위트 속에 숨어 있는 메시지 또한 결코 가볍지 않다. 세대 간의 갈등 문제와 함께 텔레비전과 자동차로 상징되는 현대의 소비문화와 기계화, 무조건적인 진보에 대한 비판이 세련되게 녹아 있는 것이다. 때문에 과레스키의 가족 이야기는 ‘한 살 차이만 나도 세대 차이가 난다.’는 우스갯소리며 〈세대 공감 올드 앤 뉴〉라는 인기 프로그램이 있을 정도로 어른과 청소년 사이에 의사소통과 단절의 문제가 심각한 2007년의 한국 사회에서, ‘부자 되세요’라는 유행어와 최첨단 오토매틱 시스템의 아파트 광고가 넘쳐나는 물질 만능의 오늘을 사는 사람들에게 바로 ‘너와 나의 이야기’로 치환된다.
과레스키와 조의 이야기는 거의 반세기 전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나와 내 가족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오늘날의 나와 내 어머니 혹은 나와 내 자식들이 겪고 있는 모든 일들과 다르지 않은 까닭이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조반니노 과레스키가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는지도 모르겠다. 한국 독자들에게 처음으로 이 책을 소개하게 되어 기쁘다.
더 까칠하고 더 유쾌해진 조반니노 가족을 소개합니다!
조 _ 과레스키 가족 회사의 활력소로 집안일을 맡아 하고 텔레비전을 관리하는 든든한 일꾼이자 젊은 협력자. 그러니까 가정부. 과감하고 도전적이며 저돌적인 성격의 신세대 현대 여성으로 구세대인 조반니노와 자주 대립각을 세우는, 과레스키 가족의 떠오르는 일인자이다. 어린 나이에 미혼모가 되었다.
조반니노 _ 유명한 소설가이지만 집안에서는 직업이 없는 사람으로 취급당하는 아버지였다가 아들딸이 가정을 꾸리고 자식을 낳으면서 할아버지로 승격해 손자에겐 ‘바보가 돼 버리고’ 있다. 집안의 협력자이자 관리인으로 활약하고 있는 조와 사사건건 부딪히며 새로운 세대에 대해 알아 가고 있다.
마르게리타 _ 마음만 먹으면 모든 일을 잘할 수 있다고 믿는, 그러나 실상은 정반대인 조반니노의 아내로 두 아이의 어머니에서 할머니로 변신했다. 세탁기와 식기 세척기도 구분하지 못하는 심각한 기계치로, 조의 지도 편달에도 불구하고 개선의 여지가 없다. ‘손자가 관련되지 않는 한’ 나름 합리적인 사람이라고 자부한다.
페노메나 _ 까칠하고 ‘엣지’한 소년이었던 알베르티노의 딸이자 과레스키 부부의 손녀. 6개월 무렵 완전히 혼자 힘으로 “피오”라고 열여덟 번이나 아주 훌륭하게 발음해 할아버지 할머니를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바 있다.
미켈로네 _ 엉뚱하고 당돌하며 뾰족한 소녀였던 파시오나리아의 아들이자 과레스키 부부의 손자. 일단 울기 시작하면 사방에 온통 눈물을 뿌리고, 비누 조각이나 욕조 고무마개를 먹고, 작은 이빨로 자전거 앞바퀴 고무에 구멍을 내기도 한다.
알베르티노와 파시오나리아 _ 『까칠한 가족』에서 맹활약했던 과레스키 부부의 아들과 딸. 이제는 어른이 되어 각자 가정을 꾸렸으며, 페노메나와 미켈로네에게 주인공 자리와 과레스 키 부부의 사랑을 내주었다.